표지 제작중.
장르 :: 오소마츠 상
제목 :: 노을 빛 아래에서
커플링 :: 마츠노 오소마츠 X 마츠노 카라마츠
사양 :: A5 l 중철 ㅣ 50~60p 안팍
가격 :: 5000원~6000원 예정
줄거리 :: 어릴때의 약속으로 반지를 산 오소마츠, 하지만 정작 카라마츠에게 줄수 없게 되었고...
* 퇴고를 마친 상태가 아닙니다.
* 오소카라.
* 실제책에서는 엔터는 없습니다.
“어?”
희미하게 집에 돌아가라는 멜로디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달리던 오소마츠의 다리가 멈춰 섰다. 올려다 본 하늘은 평소에 보던 하늘보다 더욱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조금 무섭다. 안 그래? 라고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옆을 본 순간 오소마츠는 자신이 혼자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주변을 두리번거려도 자신의 형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 오소마츠는 혼자가 됐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자신을 두고 가버린 형제들이 미웠다. 하지만 그것도 자업자득인 것이다. 오소마츠는 투덜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둘러본 거리는 익숙한 듯 보였지만 낯설게도 보였다.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오소마츠는 그제야 무서움이 몰려왔다. 밀물처럼 몰려오는 두려움에 오소마츠는 금방이라도 울고 싶어졌다. 그렇다. 오소마츠는 혼자가 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언제나 옆에 누군가 있거나 금방이라도 찾으러 갈수도, 올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형제들은 모른다. 오소마츠 본인조차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파악조차 하지 못 해 집으로 갈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섭다. 외로움에 치여 밉다고 생각했던 형제들의 이름을 부르며, 일단 왔던 곳을 되돌아 걷기 시작했다.
한명, 한명. 이름을 불러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그것이 더욱 오소마츠를 두렵게 했다. 어디야, 여기. 작게 중얼거린 목소리는 하늘 위를 날며 까악- 우는 까마귀의 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그렇게 이름을 부르며 걷고 있을 무렵, 딱 오소마츠의 다리가 멈췄다. 사거리. 오소마츠는 당황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었다. 여태까지 거의 고개를 숙이다시피 도망치며 달렸기에 어디로 왔는지도 기억할 리가 없었다. 오소마츠의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흔들렸다. 어디로 가야하지. 알려줘. 카라마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을 부르며 오소마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차라리 누군가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있다면 좋으련만, 가는 내내 오소마츠는 사람의 그림자라고는 코빼기도 보지 못 했다.
무섭다. 오소마츠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을 소매로 문대며 훌쩍거렸다. 그 때였다. 오소마츠의 눈에 순간 무언가 반짝 거리는 것이 들어왔다. 태양이 거의 지고 있음에도 반짝거리는 그 빛은 마치 길잡이와도 같이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오소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반짝이는 빛이 보인 방향으로 향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반짝거리는 빛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반지?”
고개를 숙여 내려다 본 곳에 반지 하나가 떨어져있었다. 조금 생뚱맞다 느꼈다. 이런 곳에 반지라니 누가 잃어버리기라고 한 것일까. 주워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니 어른용의 반지었다. 은은한 은빛을 내는 링,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푸른빛을 내고 있는 보석이 박혀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오소마츠는 이 반지가 신기했다. 동시에 무척이나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박혀있는 보석이 마치 푸른 하늘처럼 보였다. 자신의 집에 있는 유리구슬보다 더 예뻤다. 오소마츠는 눈을 반짝이며 예쁘다! 하고 외쳤다. 그리고는 반지를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보았다. 안타깝게도 어린 오소마츠의 손가락에는 어른용의 반지가 맞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벗겨질 듯 헐렁거렸다. 손가락이 두 개는 들어가야 맞을 것처럼 보였다. 치잇- 하는 소리를 내며 오소마츠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애초에 본인도 맞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괜스레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어찌됐건 오소마츠는 반지로 인해 점점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오소마츠는 주운 반지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소꿉친구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 하고 뭔가를 떠올린 그는 이내 후후후 웃으며 손가락에 있던 반지를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걸로 같이 놀자고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궁리했다. 하지만 이미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오소마츠는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반지를 하나 주웠을 뿐, 길을 잃었다는 현실이 달라져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쩌지. 오소마츠는 주변을 다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오소마츠는 일단 반지가 떨어져있던 곳에서 가까운 골목길로 가보기로 했다. 그리 정하고 다리를 내딛던 그 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소…츠……마츠!!”
“?”
익숙한 목소리였다. 카라마츠다. 카라마츠 어디? 어디에 있지? 오소마츠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돌아본 시야에는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예상대로 카라마츠였다. 그가 오소마츠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오소마츠!”
아, 카라마츠가 찾아와줬다. 자신의 부름에 대답해줬다. 그렇게 생각한 오소마츠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카라마츠를 모습을 발견 한 후, 오소마츠 역시 카라마츠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다. 카라마츠의 뒤로 노을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섭게만 느껴졌던 노을인데, 이제는 예쁘게 비추고 있었다.
서로를 향해 달리다보니 멀었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붉게 물들던 하늘은 서서히 어두운 파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자신에게 달려오자 더욱 팔을 강하게 흔들었다. 그것이 오소마츠를 더 기쁘게 했다. 두 사람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을 때, 카라마츠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그 모습이 오소마츠의 눈에도 들어왔지만 오소마츠는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카라마츠를 향해 더욱 빠르게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놀랐는지 카라마츠의 입에서 비명의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이야. 오소마츠?”
달려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품에 쏙 들어가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카라마츠의 이름을 불렀다. 그 행동이 이상했는지 머리 위에서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하는 카라마츠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오소마츠는 무엇보다 기뻤다. 만약 자신을 찾고 있던 거라면 더욱, 기분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카라마츠의 품에서 벗어나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카라마츠랑 만나서 기뻐서!! 헤헤헤”
오소마츠의 대답을 들은 카라마츠는 조금 놀란 듯 보였다. 그러자 오소마츠는 자신이 한 말임에도 조금 부끄러운 듯, 뒷머리를 쓱쓱 문지르며 장난스런 웃음을 내뱉었다. 몇 번 눈을 깜박이던 카라마츠도 곧 오소마츠를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나도, 나도 오소마츠랑 만나서 기뻐! 없어져서 찾아다녔거든!”
그의 말에 오소마츠의 기분은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중략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무척이나 흐릿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한 하늘이었다. 계속 자신이 선택한 말이 이기질 못하는 상태였기에 오소마츠는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집이나 가자. 비를 맞는 것도 싫고. 잃기만 한 상태였던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뱉으며 집으로 가기로 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오소마츠는 문고리를 돌렸다. 그러나 문은 덜컹거리는 소리를 낼 뿐 열리지 않았다. 오소마츠는 그제야 아- 하고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자신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들었다. 문을 열고 버릇처럼 다녀왔습니다. 인사를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신발을 벗으려고 보니 현관에 비치되어있는 신발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그도 그렇다. 아직 5시도 안된 시간이었다. 슬쩍 본 문 옆에 둔 우산 통에는 우산이 반 이상이나 보이지 않았다. 우산을 가져간 이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남은 우산을 굳이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그 후의 자신이 할 행동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소마츠는 어깨를 한 번 들썩이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이 텅 빈 집은 무척이나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오소마츠는 이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빨리 왔나. 아무리 시간이 이르다고는 해도 집에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기에 한숨이 절로 흘렀다. 혹시 몰라 거실의 문을 열어봤지만 역시나였다. 이 적막한 공간에 혼자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며 오소마츠는 2층으로 올라갔다.
“어째서 아무도 없는 거야. 횽아 외롭다고~”
2층 방문을 열어보니 그 작은 방이 평소보다 넓게 보이는 착각이 들었다. 안으로 들어간 오소마츠는 소파 위에 몸을 던지듯 앉아 그대로 몸을 뉘였다. 소파에서 누워서 본 방안이 꽤나 새롭게 느껴졌다. 언제나 6명이 같이 누워서 자는 방이었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넓었던가? 새삼스러운 사실을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던 오소마츠는 곧 자조했다. 역시 이런 느낌은 싫다. 잠이나 자자. 오소마츠는 외로움에게서 회피하듯 몸을 돌리며 잠을 청하기로 했다.
그 때 무언가 툭하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놀란 오소마츠가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작은 상자모양의 반지 케이스였다. 아차. 오소마차는 재빨리 그것을 주워 아무도 없는 방임에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 순간만큼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아, 긴 숨을 내뱉은 오소마츠는 다시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지 케이스 열어보았다. 반지는 제대로 본래의 자리에 자리 잡고서는 은은히 반짝이는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다. 너는 역시 변하지 않는구나. 오소마츠의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방안에 조용히 맴돌다 조용히 사라졌다.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말이 반지 안으로 녹아드는 기분이 들었다.
“주고 싶었는데, 하하.”
밖의 날씨는 여전히 흐릿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제 자신의 기분마저 묘하게 흐려지는 기분이었다. 오소마츠는 손에 들려있는 반지를 보며 쓰게 웃었다. 변치 않는 그 반짝거림이 부러웠다. 오소마츠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겁쟁이였기 때문이었다. 이 반지를 전해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모순된 감정 속에 숨어사는 겁쟁이였다.